South Korea
황효덕의 작업은 지각의 불안정한 문턱을 탐사한다 — 감각이 발현되지만 포획을 거부하고, 이미지가 형상을 이루기 전 깜박이며, 언어가 번역에 실패하는 지점들. 그의 작업은 명료함이 아니라 감각의 실패에서 출발한다: 오작동, 지연, 유령 신호. 황효덕은 지각을 외부 자극의 수동적 수용이 아니라 몸·매체·기술·환경이 빚어내는 능동적 구조로 접근한다. 최근 프로젝트 「The Head Matts 2025」에서 그는 파편적·모순적·폐기된 시스템 안에서 감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실험한다. 회전하는 기계 팔, e-ink 스크린, 조명 구조, 유리관, 물 순환 장치 등은 서로 독립적이고 비동기적으로 작동하며, 통일성보다는 간섭을 산출한다 — 읽히지 못한 문장들, 간신히 들리는 소리, 나타남과 동시에 사라지는 이미지들. 그의 관심의 핵심은 겉보기엔 비물질적인 신호들 — 전파, 데이터, 우주적 노이즈 — 이 물질성과 불가분하다는 점이다. 구리, 실리콘, 탄소, 황 등의 요소를 사용한 작업들은 고정된 기능을 수행하기보다 감각 과정의 흔적과 잔상, 의미는 도착하지 않지만 감각은 남아 있는 덧없는 조건들을 붙들어 둔다. 보이저 우주선과 그 잃어버린 신호를 개념적 출발점으로 참조하며, 그의 작업은 오지 않을지도 모를 메시지를 기다리는 상태에 자신을 걸어둔다 — 그러나 바로 그 부재가 공간을 형성한다. 그렇게 그의 실천은 완결된 의미의 제시가 아니라 공명의 장을 가꾸는 일, 기억·기술·물질이 지각의 취약한 윤곽을 더듬어 그려내는 일로 기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