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l on canvas
23.5 x 33 cm
오리지널 원본 작품
진품 인증서 포함
액자 미포함
서명: Lower right corner
판매됨
South Korea, b. 1975
서울과 경기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박성수는 유화와 자수로 일상의 조용한 서사를 탐구한다. 작업은 작가의 개인적 시선—하루를 이루는 감정과 순간들—에서 출발하지만, 부드럽게 펼쳐지며 보편적 공명을 낳는 이야기로 확장된다. 모든 작품은 한 문장으로 시작된다. “오늘 나는 무엇을 느꼈는가?” 이 일상의 물음은 거울이자 창이 되어, 자기를 성찰하고 타인의 정서 세계를 비스듬히 바라보게 한다. 그의 캔버스는 직접적인 진술 대신 감정의 잔광 속에 머물 공간을 열어두며, 설명보다 여운으로 관람자를 초대한다. 박성수는 주로 캔버스에 유화로 작업하고, 섬세한 손바느질 자수를 화면에 더한다. 농밀하고 묵직하며 느리게 마르는 유화의 물성은 감정의 깊이를 담는 그릇이 된다. 이에 비해 자수는 더 조용한 물질성을 불러온다. 물감으로 덮는 대신 실을 표면에 새겨 넣는 몸짓은 기억·현존·돌봄의 반향으로 남는다. 반복 등장하는 모티프—고양이 ‘모모’와 개 ‘빙고’—는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자아/타자, 여성성/남성성, 고독/동반 같은 이중성을 품는다. 그들은 ‘보이고자 함’과 ‘어딘가에 속하고자 함’이라는 근원적 욕망을 비추는 공통 서사의 주인공이 된다. 그에게 그림 그리기는 이미지를 만드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감정을 머물게 할 자리를 마련하고, 무형을 증언하며, ‘존재하기’의 느리고 다정한 과정을 견디는 일이다. 화면에는 연결의 본성, 일상의 현존, 자아의 침묵 속 탄력이 은근히 스며들지만, 결코 강요되지 않는다. 관람자가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도록 여백이 남겨진다. 최근 작업 역시 일상의 정서 리듬을 기록하며,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부드럽고 깊은 울림의 시각 서사로 번역한다. 작가의 실천은 특정한 도착지를 좇기보다 ‘머무는 태도’에 뿌리를 둔다. 고요와 친밀, 창작의 조용한 기쁨을 받아들이는 그 리듬 속에서, 그는 자신과 타자에 조율된—열려 있고 너그러운—삶의 기준을 찾아간다.